와이프가 산후조리원에 있다.
지지난주 토요일에 우리의 아들을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서 조리를 당하고 있다. 출산하기 전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가 2주 넘게 와이프와 붙어 지냈는데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고 나서 갑자기 떨어져서 지내고 있는 중인데 영 불편하다. 누구네들은 마지막 휴가를 즐기라며 유머라고 날리지만 난 그다지 즐겁지가 않은 것 같다.
오늘은 산후조리원으로 직퇴를 할 작정으로 아침에 이미 차를 끌고 출근을 했다. 건물 주차장에 일 주차비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퇴근하고 와이프한테 가겠노라 마음 먹었다. 아기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확실히 나는 와이프가 보고 싶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와이프 말 상대가 되어주고 싶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애초 내 예상과 다르게 산후조리원은 그렇게 유쾌하고 즐거운 공간은 아닌 것 같았다. 오로지 출산을 한 산모들이 쉬고 몸을 회복하는 곳으로만 느껴졌다. 그래서 나름 낯을 가리는 우리 와이프는 분명히 하루 종일 거의 말을 안 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퇴근하고 만난 와이프랑 나는 누구 먼저랄꺼 없이 싱거운 이야기들을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다시 한번 우리 부부는 대화를 많이 한다고 느꼈다. 이 부분은 참 좋다.
짧게 2시간 정도 같이 있다가 또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그 2시간 동안 하루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떠들어대며 많이 웃었고 확실히 피로가 풀렸다. 아 그리고 아들도 물론 봤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귀엽게 얼굴이 변해 있었다.(얼굴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중이다)
집에 왔을 때는 이미 밤 11시 반이었지만 기분 좋은 퇴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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