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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육아

산후조리원으로 향하는 퇴근길

by 무벅 2021. 6. 30.

와이프가 산후조리원에 있다.

지지난주 토요일에 우리의 아들을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서 조리를 당하고 있다. 출산하기 전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가 2주 넘게 와이프와 붙어 지냈는데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고 나서 갑자기 떨어져서 지내고 있는 중인데 영 불편하다. 누구네들은 마지막 휴가를 즐기라며 유머라고 날리지만 난 그다지 즐겁지가 않은 것 같다.

 

오늘은 산후조리원으로 직퇴를 할 작정으로 아침에 이미 차를 끌고 출근을 했다. 건물 주차장에 일 주차비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퇴근하고 와이프한테 가겠노라 마음 먹었다. 아기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확실히 나는 와이프가 보고 싶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와이프 말 상대가 되어주고 싶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애초 내 예상과 다르게 산후조리원은 그렇게 유쾌하고 즐거운 공간은 아닌 것 같았다. 오로지 출산을 한 산모들이 쉬고 몸을 회복하는 곳으로만 느껴졌다. 그래서 나름 낯을 가리는 우리 와이프는 분명히 하루 종일 거의 말을 안 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퇴근하고 만난 와이프랑 나는 누구 먼저랄꺼 없이 싱거운 이야기들을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다시 한번 우리 부부는 대화를 많이 한다고 느꼈다. 이 부분은 참 좋다.

 

짧게 2시간 정도 같이 있다가 또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그 2시간 동안 하루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떠들어대며 많이 웃었고 확실히 피로가 풀렸다. 아 그리고 아들도 물론 봤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귀엽게 얼굴이 변해 있었다.(얼굴이 하루하루 달라지는 중이다)

집에 왔을 때는 이미 밤 11시 반이었지만 기분 좋은 퇴근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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