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나 주변의 육아 선배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기들은 금방금방 크기 때문에 옷은 사지 말고 거진 지인들로부터 물려받아서 입히라고들 한다.
워낙 오래전부터 전래동화처럼 듣던 말이라 아기 옷은 사입히는거 아니라고 거의 세뇌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 육아 선배들로부터 감사하게도 옷을 물려받기도 하고 새 옷 선물도 받고 그리고 다양한 육아용품들도 받아서 육아 살림살이가 만만치가 않다.
어차피 아기 옷 입히는 건 나의 영역이 아니다 보니 아이 엄마에게 터치를 할 일도 아니다.
그리고 아이 엄마는 이제 백일 넘긴 아이가 제 눈에 얼마나 이쁠 것이며 또 얼마나 이쁘고 귀엽게 꾸며주고 싶을까.
물론 물려받은 옷들도 이쁘게 입힐 수 있지만 평소 옷 좋아하는 와이프는 또 얼마나 아이 새 옷을 입히고 싶을지 보지 않아도 안다.
그러던 언젠가부터 집 안에서 택이 붙어있는 모자며, 양말이며 귀여운 아이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 기억 속에 잠재되어 있는 아기 옷은 사는 게 아니다는 전래동화와 같은 이야기가 떠올라 "왜 금방 크는 애 옷을 사입히냐"며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문제를 가지고 살짝 티격태격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문득 생각해보니 아이 엄마는 정말로 얼마나 사고 싶겠냐는 말이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이 예쁜 시기에 귀여운 옷들, 액세서리들 좀 사 입힌다고 뭐 우리 집 가세가 흔들릴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전래동화는 그냥 전래동화 속 이야기 일 뿐이고 그냥 우리끼리 적당한 가격이면서 귀여운 옷들 있으면 그냥 사입하고 있다.
그래서 말인데 얼마 전 아기의 니트와 청바지가 생겼다. 이제 150일 된 아기에게 그럴싸한 남자 친구 룩을 입혀놓으니 제법 볼만하다.
물론 어르신들 말처럼 아이는 금방 클 것이고 이 잠깐 산 옷들은 금방 또 작아지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 큰 부담을 갖지 않는 선에서 예쁘게 입히고 싶은 마음만큼 다 해줄 수 있는 것도 참 감사하고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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