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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올 해의 절반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다른 것 보다 2023년 상반기는 회사의 조직 변화가 큰 이슈였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불안정한 업계 상황과 꽁꽁 얼어붙은 채용 시장이 사내 긴축으로 이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구성원들의 이탈과 사무실의 축소화 등이 시행되면서 조직적으로나 구조적으로 회사에 불안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근무하던 층이 바뀌고 팀이 합쳐지고 또 분리되면서 새로운 스쿼드가 신설되고 기존 스쿼드가 사라졌다. 이런 변화가 시작되면 구성원은 모두 불편해진다. 기존 익숙하던 환경에서 거의 모든 게 바뀌니 서로가 예민해지고 서로의 눈치를 살핀다. 이런 느낌으로 상반기를 보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다행히 꽤 안정을 찾은 상태다. 작년 한 해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속앓이를 했다면 올 해는 시작부터 회사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나름 팀이 살 수 있는 방향을 찾는 데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홈쇼핑모아 웹 결제 서비스 론칭
회사의 메인 서비스인 홈쇼핑모아의 작은 웹 버전을 오픈했다. 홈쇼핑모아 앱의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는 페이지는 아니다. 네이버 가격비교 서비스에 홈쇼핑모아 커머스 상품들을 입점시킨 후 네이버를 통해 유입되는 사용자에게 결제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현재는 홈쇼핑모아가 앱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여서 웹에 대한 니즈가 다소 있었다. 여러 차례 홈쇼핑모아의 웹 버전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올해 초 이번에는 꼭 오픈한다는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으로 오픈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상품 상세페이지에 SEO 최적화가 필요해서 SSR 구현이 필요했고 Next.js 14버전을 도입했다. API Route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다양한 이펙트 케이스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iron-session을 이용한 보안 세션 관리가 흥미로웠다.
자격증을 땄다
COS(Coding Specialist)라는 YBM에서 주관하는 민간 자격증이다. 이 자격증을 알게된 건 2017년 이었다. 당시 초등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이 엄청 핫했던 것 같다. 미래의 노후 준비중 하나의 플랜이라는 생각에 이 자격증을 따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6년이 지나서야 시험을 보게된 것이다.
육아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내가 아이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지식은 어떤 게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고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아빠인만큼 어린이 코딩은 직접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이유가 명확하다보니 바로 시험 접수를 하는 추진력이 생겼다. 시험 난이도가 어느정도인지 감이 없어서 혹시나 떨어지면 챙피하겠다 싶었는데 시험 난이도는 매우 쉬웠다.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 촬영
1월 8일 부모님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했다. 1월 8일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이라 날짜가 너무 좋았다. 촬영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그래도 추억거리 하나는 생긴 것 같다. 본가 거실에는 4개의 액자가 걸려 있는데 2년전에 태어난 손주의 얼굴은 없었다. 아버지께서 늘 손주 얼굴이 같이 나온 사진 액자가 하나 걸려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딱 좋은 액자를 하나 해드린것 같아서 뿌듯했다.
10년만에 마라톤
지난 4월, 동아마라톤에 참가했다. 그동안 5K씩 매일 꾸준하게만 달리자는 목표로 달려왔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고 나서 마음의 변화가 생겼다. 마침 동아마라톤 대회 접수 기간이었고 10K 종목을 신청했다. 대회 당일 새벽 약간 떨리는 마음을 안고 잠실로 향하는데 묘한 진지함을 느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마라톤 대회가 약간 이벤트 느낌의 즐기는 행사 같았는데 목표한 기록을 성공하고 싶었다. 공식 기록은 45분 54초, 제법이다. 하반기에는 드디어 풀코스 마라톤에 참가한다. 풀코스는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정말 불안하다.
깨져버린 운동 루틴
작년 하반기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데일리 트레이닝을 규칙적으로 해왔다. 하지만 상반기에 데일리 루틴이 깨졌다. 현재는 겨우 흐름만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2일 운동하고 2일 쉬고 정도의 패턴이다. 벌크업을 하면서 최고 몸무게를 갱신하려는 목표가 있었는데 매일 뛰는 유산소가 약간 방해 요소다. 러닝을 좋아하다보니 유산소를 끊는 게 쉽지 않다. 안뛰자니 뛰고 싶고 뛰자니 몸무게가 빠지는 상황. 아무튼 운동의 강도는 작년만 못하다. 거짓말을 하지 않은 몸은 역시 작년보다 이쁘지 않다. 연초에 운동에 정말 열심이었는데 많이 아쉽다. 하반기에는 다시 데일리 루틴을 만들어 내고 싶다.
완벽했던 에버랜드
드디어 아이와 에버랜드를 다녀왔다. 막연하게 에버랜드 하면 왠지 육아의 끝판왕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과거 육아 선배들 몇 명을 생각해 보면 주말에 아이와 에버랜드를 다녀왔다며 월요일 아침 굉장히 초췌한 얼굴로 출근을 했던 모습을 본 기억이 있어서 인 것 같다. 나에게 에버랜드는 약간 그런 존재였다. 아이는 엄청 행복하지만 아빠는 왠지 힘든 곳?
나의 생일 이기도 하면서 아이의 생일이기도 한 우리의 같은 생일 날은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으로 수도권 폭염 특보가 발효된 날이었다. 이미 에버랜드 입장권을 사 둔 상태에서 와이프가 잠깐 고민했다. 이거 과연 가는 게 맞을까? 하지만 별로 고민하지 않았던 게 너무 더우면 '그냥 돌아오자' 였다. 태어나 돌 다음으로 처음 맞는 생일을 날씨가 좀 덥다고 에버랜드의 추억을 포기하는 건 말이 안됐다. 결국 우리 식구는 아침 8시 출발해서 10시 오픈런을 시행해 요새 핫한 팬더 '푸바오'와 '아마존 익스프레스', '로스트 밸리' 등을 즐기고 마지막에 퍼레이드까지 즐기는 위엄을 토해냈다. 집에 도착 했을때는 밤 11시. 아이도 물론 행복 했겠지만 우리 부부 역시 에버랜드가 너무 오랜만이라 너무 신났고 우리 가족에게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하루 였다.
열심히 읽고 있다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거나 며칠 책을 읽지 못하거나 하는 날들은 있었지만 나름 열심히 읽으려고 했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의 이 책은 꽤 감동적으로 읽었다. 나름 꾸준히 달기를 이어온지 3년차인데 하루키가 이야기 하는 달리기에 대하여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꾸준히 달릴 수 있는 생각의 원동력을 심어준 느낌이다.
<세이노의 가르침>
이 책은 충격적인 책이었다. 저자 필명만 보면 당연히 일본 사람이라고 하지만 당당한 한국인이다. 이미 수 년전 부터 유명하신 분이었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약간 억울하다. 책 두께에 비해 가격도 혜자다. 내용은 중간중간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좋았다. 많이 두꺼워서 내가 과연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한달반 만에 다 읽었다.
<명상록>
이 책은 노마드코더 니콜라스의 추천 도서였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로마 황제가 전쟁터에서 쓴 일기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일 년에 두 번은 읽는다고 말한적이 있다. 니콜라스 역시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책이라고 추천을 했다. 위대한 고전 가운데 하나라고 손 꼽히는 명상록은 그 명성 만큼이나 꽤 내용이 진지하고 졸리다. 그래서 주로 잠들기 직전에 조금씩 읽고 있다.
<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는 배달의 민족 김봉진님의 추천도서다. 그래서 그런지 읽다보면 역시 대표님들이 좋아하실 내용이 많다. 열심히 일하면서 깨달음을 얻고 인생을 성장시켜 나가자는 이야기가 다소 많다. 어떻게 보면 좀 어거지이다 싶을수도 있지만 부디 겸손한 자세로 인생의 선배가 약간 고리타분한 잔소리를 한다는 느낌으로 읽으면 괜찮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장학개론>
요새 핫한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님의 책이다. 사장이 알아야 하는 사장의 기술을 말하는 책이지만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세이노의 가르침 중에 사업 관련된 내용을 세련되게 교정한 느낌? 그렇지만 나는 세이노의 가르침이 더 좋았다. 내용 중에 기억남는 부분은 어떠한 상황에 놓였을 때 현재의 상황에서 하나 더 큰 프레임을 찾으라는 내용과 회사가 상장 후 무언가를 당장 하고 싶을 때 딱 1년만 아무것도 말라는 내용이다.
원래 인문, 자기계발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상반기에는 이런 책들을 읽었는데 하반기에는 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책들을 읽어보려고 한다. 그래새 6월30일, 오늘 처음 꺼내든 책은 세이노 작가의 추천도서 <이웃집 백만장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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